먹방이 대세로 떠오른 방송 트랜드에서 반사이익으로 공존하고 있는 건강이란 키워드는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먹는 것에 열광하게 하고, 몸을 생각해서 관리 잘하자 라는 것은 마치 병주고 약주는 듯한 인상을 쉽게 거두어내기 어렵다. 맛있게 먹고, 그만큼 운동하자는 텍스트 안에는 욕망을 잠시 감추고 현실의 고단함을 버티며 힘겹게 숨쉬는 대중을 향한 언론과 매체들의 짭짤한 실속 들만 차곡히 쌓여 간다.
'백종원'과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도화선이 되어버린 먹방의 일상은 이제 온 채널과 지면을 덮어가고 있다. 아침방송 언저리에서 볼 수 있었거나, 과대 포장된 맛집의 소개로만 비추어지던 먹거리 이야기들은 이제 프라임타임을 당당히 차지하고 대중과 마주하고 있다. 맛깔스런 음식을 한 젓가락 들고 요리조리 살펴보며 행복한 미사여구를 쏟아내며 맛을 보는 진행자 들과 이를 보며 군침을 흘리는 방청객과 시청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입맛을다시는데 급급할 따름이다. 이쯤 되면 주객이 전도되어 매체가 대중을 가지고 논다 라는 느낌마저 들 때도 있다.
잊고 있었겠지만 불과 몇년전, 맛집의 폐해에 관해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었다. 과도하게 남발되는 음식들과 맛집 들의 문제. 짜고치는 고스톱의 한계성과 먹이사슬로 이루어진 커넥션의 결과물에 염증이 난 대중들의 결론이 그런 것이다. 성난 대중들의 분을 재우기 위해 '웰빙'이란 카드를 내밀고 다른 소재들을 잽싸게 포섭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돌리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 현재는? 아이러니 하게도 다시 원점이 되겠다. 이는 물론 단면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없는 문제이다. 경제적인 빈곤과 실업율의 증가. 정치의 부재들이 이어지는 정국 속에서, 대중의 삶은 더욱 고단 해졌기 때문이다. 5포를 넘어 7포, 9포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장치는 불과 몇 년전 일본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문제 제기 했던 사실이란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꽤나 심각히 사안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팩트이자 현실이 이렇다. 인질은 매체가 아닌 대중 그 자신이다.
식탐의 쾌락에 젖어 있는 상황이다 보니 코 앞에 불켜진 편의점과 1인식품 관련 매출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뱃살도 덤으로 가득채워져 간다. 단꿈에서 깨어나 체중계의 모습을 바라보며 관심은 다른곳으로 쏠려간다. 이는 자기 관리와 스타일이 동시에 충족되는 몸짱이다. 맵시가 나는 몸매와 육체미, 거기에 건강까지 갖추는데 이만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허나 섹스와 식탐의 욕구는 종잇장 차이만큼이나 옅고 밀접한 관계라는 것까지 파악하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전략이었다.
작년 초, 당시 섹스어필한 상품 성으로 대중의 아이콘으로 한 자리 꿰차고 있던 클라라가 일련의 '사건'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 얼마의 정전상태가 이어 졌을까? 이후 우리는 유승옥 이라는 사람에게서 '클라라'의 이미지를 대체할만한 매력을 찾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고 그런 몸매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언론에 관심은 그리 중요치 않았다. 잘록한 허리라인과 건강미 넘치는 골반라인. 콜라병 몸매가 적절하다는 대 찬사가 쏟아지며 시선은 몸으로 쏠리기 급급하지 않았던가? 유승옥의 대중화는 곧 건강미=섹스어필의 이미지를 부여 하는데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다. 보기 좋은 포장 이지만, 이는 좀 더 노골적으로 포커스를 맞추어 대중의 관심을 잡아 끄는데 성공한 언론과 방송사의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신동엽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섹드립' 역시 이러한 이중성을 내포한 고도의 블랙 코메디 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수 많은 채널과 기사 속에서 클릭 몇번이면 건강미 넘치고 끝장나는 몸매를 가진 머슬맨들과 머슬퀸들의 활약상과 요즘 광고주들 사이에서 가장 대세라 평가되는 아이돌 AOA 소속인 설현. 제 2의 설현이 되고자 섹시한 컨셉으로 무대를 비추는 일부 여자 아이돌 그룹들. 이외에도 성(性)을 상품화하고 기획중인 매게체 들까지 포함 해본다면, 우리는 이것들을 토대로 어떤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단지 맛과 건강미가 우선시 되는 것만 비추어 정직하게 바라 볼 수 있을까?
요사이 푸드 포르노라는 말이 도는 것처럼 이 시대의 방송들은 어느 무렵부터 포르노들을 남발하고 있다. 원초적 외설의 이미지가 아니다. 지극히 감각적인 이미지다. 음식의 욕구와 건강미가 부각되고,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동시에 몸매와 얼굴이 되는 섹스어필한 여성들과 남성들의 이미지가 곳곳에 노출되고 있다. 물론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더욱 사실 적이긴 하겠지만. 비단 음식과 건강 뿐일까? 널리보면 정치 조차 자극적이다. 조선 중, 후기의 당파싸움을 보는 듯한 언론들의 치열한 공방과 난타전은 반론을 위한 반론을 확대 재 생산해 내기 급급한 실정이다. 자본주의에 논리 속에 탓 만을 하기에는 시대는 이미 돈과 쾌락을 추구하는 과도기로 접어들었다. 그들의 숨겨진 실력이 아닌 결과 물로 포장하기 바쁜,혹은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 자극적인 매체의 홍수에 편승한 캐릭터들 이러한 결과론을 충분히 뜯어보기 에는 원인을 분석하는 시각이 적기도 할 것이다. 이는 앞 전에 언급 했듯, 시대의 흐름자체가 욕망을 숨기고 몰래 바라보며 현실을 자위하는 자화상에 담겨 있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되고 잘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시대의 저울은 이미 공정하지 못한 것에서 근거를 찾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장치들이 산재한 오늘에 유감스럽다.
작성, 수정 : 서가 (SEOGA)
초본 : 2016. 02. 27
최종 : 2016.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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