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빨2 (From '뒷담화 PEOPLE')
<경고>
본 리뷰에는 다량의 스포일러를 내포하고 있다.
관람전인 분들이나 내용을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조용히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길 바란다.
: 그가 돌아왔다. 기억 저편의 과거와 오래된 미래를 사이로
오랜 침묵끝에 등장한 헐리우드의 대표적 프렌차이즈이자 독이든 성배.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과연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까?
‘부자는 망해도 3대가 먹고 산다’라는 말은 요즘들어서 더욱 굳건해지는 메세지다.
갈라지고 있음을 아는 것은 비단 필자 뿐만이 아닐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중문화업계에서 단연 돋보이는데, 특히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같은 엔터테인트먼트 장르에서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만큼 나올게 다 나왔기에 답이 없다. 라는 의견과 쓸게 없다. 라는 양면적 의미를 지닌 시대인 만큼 앞으로 늘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을것 같다. 새로움이 경직된 시대에 따른 반성의 이유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그런 상황속에서 이번에도 그는 돌아왔다. 어김없이.
시작에 앞서 언급한 위 질문의 대답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금속해골바가지는 많은 이들을 울고 웃게했다. 여러 의미에서 말이다.)
작품적으로 보면 그간 시리즈들에서 보여준 방식을 따라가는 구조이지만,
나름의 장치들과 스토리들을 각색해냄으로써 결과적으론 독립적 시리즈로써의 역활과
그간의 히스토리를 이어갈 매개체라는 포인트를 나름 잘 짚었고 일부 성공적이었다 생각한다.
1차적으로 이미 예고편에서 낱낱이 들어난 존 코너의 포지션 변화. 주인공을 악역으로써 변화 시킨 관점은 나름 신선한 접근 법이었다.
미래를 구할 지도자라는 오랜 각인과 더불어 시리즈 전통적인 중심점을 과감하게 악역으로 뒤바꾼 것은,
새로운 시리즈를 향한 제작진들의 오랜 고민이 엿보인 대목이라 생각한다. (역주 1)
제니시스 이전, 그간 등장했던 3편과 4편에서는 이 구조를 건드리지 못한체로 겉돌아버린 측면이 강하다
3편에서는 2편의 의미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나아가 2편의 엔딩 자체를 부정했으며,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마누라가 있다는 설정이 붙고, 4편에서는 존 코너를 구하는 기체가 있다는 것.
이 포인트만 보더라도 존 코너와 T800을 새로운 시나리오 구조에서 함부러 건드릴 수 없는 장치임에는 분명하다.
(인류에게 유일한 희망인 캐릭터가 기계들의 희망으로 뒤바뀐다는 설정은 매력적인 설정으로 부족함이 없다.) (역주 2)
그럼에도 제니시스는 T2때의 사라코너, 존코너, T800의 운명공동체와 같은 가족 형태는
제니시스를 통해 카일리스, 사라코너, T800으로 비슷하게 재현되었다.
사실 이 플롯은 그다지 신선한 구조는 아닐 것이다.
이 맥락은 팬들이라면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일텐데, 존코너의 역활을 사라 코너로 바꾸어 보면 T800과의 관계는 T2와
다를 것은 없기도 하며, T2에서의 사라코너 관점을 카일 리스로 바꾸면 좀 더 명확해지는 개념이 된다.
물론 모자의 사랑이라는 관점이 아예 T1때 남녀의 사랑이라는 점을 더욱 부각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카일 리스가 이를 무리없게 이식 하면서 적절하게 믹스를 행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다.
물론 이 전제에는 존 코너가 결국 스카이넷에 변이 되어 적으로 뒤바뀐 흐름이 있었기에 가능한 점이겠지만.
큰 골격을 T2에서 나온 인간과 기계의 공존으로 화두를 던지고, 이를 통한 현실성을
이번 제니시스에서도 부각시킨 것은 어찌보면 가장 큰 히트작인 T2를 메인으로 삼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토리적인 관점에서도 이를 잘 풀어낸 점이 두드러지는데,
어쩌면 기존의 팬보이들에게는 도발로 다가올 부분으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일것이다.
사라코너와 카일리스가 1997년과 2017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씬에서
줄기차게 1997년을 주장하는 사라코너의 대사는 어쩌면 팬들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점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카일리스와 사라코너의 대사를 통해 ‘나 한번 믿어봐’라는 장면을 통해
이 시리즈가 과거를 억지로 연결시키려는 것이 아닌 새롭게 만들어 가려는 시리즈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결정적으로 이 시리즈가 기존의 1과 2의 연속성을 이어가게끔만 설정하려들지 않은 점은 비교적 칭찬해주고 싶다.
비록 똥을 제대로 싸버린 3편과 4편의 플롯에서도 일정부분은 가지고 와서 표현해냈다는 점이 그것이다.
아울러 스토리상에서도 일정부분의 장점들을 잘 스며들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제임스카메론이 언급한 진정한 의미에 속편이라는
개념이 잘 맞아 떨어지기도 하다. (T3000의 개념도 결국은 3편의 터미네트릭스(T-X)의 연장선상에 있다 봐도 무방할듯 싶지만.)
그러나 대놓고 스카이넷이 이런 시나리오 역시 미리 대비해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쿠키영상은 여러모로 애매한 대목으로 남는다.
물론 풀어가기 따라 이해가 될 수 있는 연결지점이 되겠지만, 왠지 모르게 터미네이터2의 원래 엔딩
(심판의 날이 일어나지 않고 존 코너는 성장하여 상원의원이 되는 장면) 같은 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점이 그렇다.
(물론 흥행한다는 전제에서 속편 작업이 들어갈 것이고, 그것을 의미있게 풀어간 엔딩은 나름 나쁘진 않지만)
그래서 새로이 개봉한 제니시스는 잘 만들어진 오락영화라는 점과 터미네이터라는 프랜차이즈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섞여 팬들이라면 회자될 영화로 완성된 점은 다행스럽다고 볼 수 있다.
그간의 역사와 전통에서 터미네이터는 늘 2편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이 한계또한 제니시스에서 일부 답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새롭게 접근하는 시도와 기존의 시리즈물 (3,4, 사라코너연대기)의 적절한 믹스와 배치는 시리즈의 전통성과
혁신의 저울질속에 균형을 맞춰 표현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2편에서 보여준 터미네이터의 완성이자 끝장인 개념을 생각하고 본다면,
이번 시리즈 역시 최악으로 기록할만한 시리즈이다. 패러디와 오마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어찌되었든 그는 다시 돌아왔고, 이미 노쇠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 쓸만하다고 말하는 대사에서 이미 터미네이터의 현 위치를 알 수 있는 복선이자, 현주소이다.
그럼에도 아놀드의 시원시원한 샷건질과 특유의 메카닉디자인+떡칠된 SFX에 환호할 수 있는 수준의
속편을 맞이할 수 있으니, 적어도 팬보이 입장이라면 제니시스는 불행 중 다행임이 분명하다.
무의미한 평가보단 한명의 팬보이로써 적절한 만족감으로 대신 표한다.
nice to the see you~!
<역주>
(1) 사실 악역 시나리오는 오랜 팬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4편의 폐기된 설정 중 한가지였다. (존코너가 결국 터미네이터가 된다)
엄밀히 말해 조금 비틀어 표현한 것이긴 해도 틀은 거의 같다. 하지만 호기심은 충분히 갈만한 설정이었기도 했지만 4편 전개상
저 시나리오는 무리였기에, 아쉽게 폐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앞서서는 개봉전 엔딩 누설이 원인이란 설도 지배적이지만)
(2) 이 역시도 엄밀하게 말하면, 3편의 T850의 복선과 비슷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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