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코딱지01
: 분명 그랬다. 아빠의 구두가 참으로 피곤한 존제였고,
엄마의 잔소리가 참으로 행복한 외침이라는 것들을..
그새 잊고 지내던 일상들은 다시금 돌아온 아저씨에게서 깨어났다.
언제나 코딱지 어린이인 우리들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시며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는 대부분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5위권 안으로 보면 공무원, 전문직, 교사등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진다.
통계권 밖의 순위에 있긴 하지만, ‘꿈이 없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는데,
시대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는 징표일 것이다. 적어도 통계는 그렇게 말해주고 있으니
학원을 몇개씩 다니고,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아이들, 이와 반대로 놀 친구가 없는 아이들.
부의 양극화는 팽창해가고 있지만, 아이들의 고통은 누구도 감내하려 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마이리틀테레비전을 통해 종이접기의 달인 (을 넘어선 딱히 표현이 안떠오르는)
김영만 아저씨가 오랜만에 방송으로 복귀하셨다. 나이가 몇인데라고 해도 아저씨는 아저씨다.
필자는 저 표현이 참 좋다. 비단 개인적인 생각은 아닐것이다.
어린시절. 전국의 꼬딱지들은 아침마다 어김없이 티비앞에 앉아 아저씨가 보여주는 신기한 종이접기
세계로 여행을 떠났고, 분명 그 중 한명이었다. 종이접기는 영 재간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아저씨가 가르쳐주는 종이접기는 이상하리만큼 꼭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어느날 아저씨와 같이
완성했을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적어도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
요즘 기준으로 종이접기가 큰 대수냐고 할 수 있겠다만, 적어도 그때 티비앞에 모였던 전국의 코딱지들은
분명 그럴것이다. 이것은 신세계를 초월한 미지의 세계로의 최고로 신나는 모험이었다.
(종이접기 하나로 온전한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교육이 아닌 소통이었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고 그 속에서 잃어가는 것들이 있다
불변일수밖에 없는 상실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지나온 많은 날들 속에
많은 것들이 잊혀졌고 사라져갔다. 그 사라진것들에 인사 한번 못하고 떠나보낸 것들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을까?
그렇게 잊혀진 어제의 기억들이 온전히 되살아남을 목도하였기에
아저씨의 미소는 지난날들에 대한 변명이자 회고가 되어 다가온다.
‘어린이 친구들~ 이제 어른이죠? 어른이 되었으니 잘할거에요. 잘 안되면 어머니에게 도와달라고 하세요’
‘어린이들에게 너무 많은것을 바라지 마세요. 아직 생각도 작고 머리도 작잖아요'
아저씨가 변하지 않았음을 깨닮는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변했고, 세상이 변했을뿐이다.
고단한 삶에 위안이 되는건 그리 많지 않음을 알고, 악으로 깡으로 라는 말만 믿고 앞으로 달려갔을 뿐이다.
그와중에 찾아온 아저씨의 한마디에는 잠들었던 순수함을 재회하게 해주었다.
‘여러분들 어렸을 땐 코 파랗게 하고 눈 빨갛게 해도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여러분들 이제 다 컸구나! 어른이 됐네’
방송이 어느정도 흘러갔을 무렵, 중간순위 1위발표상황에서 백주부를 제치고 호명되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아저씨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눈물이다. 자연스레 흐르는 시간은 회상의 눈물이다.
가슴이 먹먹하고 감정이 되살아나며 솟아 오는 아련해진 한 이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은 이미 오래전이었고,
더욱 앞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직시하는 순간이다.
(우리들은 코딱지였던 시절이라도 있었지만, 더욱 비참한건 지금 남겨진 아이들이 아닐까?)
모든 것이 때때로 아름다울 순 없다. 앞날을 향한 선택이 많아지고 더욱 가속화될 것을 알고 있다해도
이 뜨거운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건 마음 어딘가에 잠든 지난날에 꼬딱지들의 순수함과 조우한것이 아닐까?
멈추지 않는 아련함에 오랜시간 아저씨를 찾게 될 테지만,
언제나 그랬듯
적어도 우리들의 아저씨는 그럴 것이다.
‘아저씨는 미리 준비해왔어요'
고맙습니다. 아저씨
(근데요 아저씨~ 솔직히 지금도 너무 어려워요~~ㅠ)
PS] 아저씨와의 만남에 한움쿰 눈물 쏟아내신 분들, 이 노래 들으시면서 한번 더 쏟아내시길.
그리고 위안삼아 더욱 분투하시길. 전국의 코딱지분들에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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